
입시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고, 부모는 점점 불안해집니다. 수많은 설명회와 블로그, 유튜브 정보 속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구별하기 어렵죠. 수많은 경험이 있는 입장에서 보면 입시에서 진짜 중요한 건 성적이 아니라 ‘태도’, ‘탐구력’, ‘정서적 안정’입니다. 이 글에서는 입학사정관으로서 직접 분석한 상위권 학생들의 특징과, 학부모로서 실천할 수 있는 전략을 세 가지 핵a심 포인트로 정리해드립니다.
학종에서 주목받는 아이들의 ‘학습 태도’
입학사정관들은 단순히 점수나 스펙만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학습 과정 전반에서 드러나는 태도, 성실성, 지속 가능성에 더 주목합니다. 저는 평가 당시1% 아이들의 비밀 (태도, 탐구력, 멘탈), 내신이 조금 부족해도 자신의 학습 흐름을 잘 만들어낸 학생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준 경험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태도’가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활동을 선택할 때, “이건 내 진로랑 관련 없어”, “시간 낭비야”라는 이유로 배제합니다. 하지만 상위권 학생들은 모든 활동을 자기화합니다. 동아리나 비교과 활동, 심지어 선택과목이 아니더라도 본인이 배울 점을 찾아내고, 그 과정을 자기 언어로 정리합니다. 입시는 ‘수동적 참여자’보다 ‘능동적 학습자’를 높게 평가합니다. 대학은 학생이 어떤 환경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기 때문에, 단기 성과보다 꾸준한 태도를 더 중시합니다.
또한, 너무 일찍 정시 중심 전략을 택하며 내신과 학교생활을 포기하는 학생은 실제 평가에서 리스크가 큽니다. 학교생활기록부는 단순 평가 자료가 아닌, 학생의 성실성과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수능 중심 전략이라 해도, 학교 수업에 충실한 학생은 입시에서도 흔들림 없이 완주합니다.
학부모로서 우리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명확합니다. ‘학교생활의 균형을 무너지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 선택과 집중도 중요하지만, 성급한 포기는 오히려 장기적으로 불리할 수 있습니다. 입시는 마라톤이며, 그 페이스를 지켜주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바로 ‘학교’입니다.
입학사정관이 실제로 보는 ‘탐구력’의 정체
대입전형 중 학종은 특히 ‘탐구력’이라는 역량을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그런데 많은 학부모와 학생이 ‘탐구’라는 개념을 오해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실험을 하거나, 활동을 많이 한다고 탐구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진짜 탐구력은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입시사정관들이 실제로 높은 평가를 준 학생들은 대체로 수업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이후에 질문을 던진 아이들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화학 수업을 듣고 나서 “선생님, 탄소 단원을 보고 흥미가 생겨 관련 책을 찾아봤는데, 더 깊이 읽어볼 자료가 있을까요?”라고 질문한 학생은 명확한 탐구의 흐름을 보여줬습니다.
이런 흐름은 단지 좋은 세특을 쓰기 위한 형식이 아닙니다. ‘동기 → 질문 → 자료 탐색 → 가설 설정 → 확장’이라는 구조가 성립되어야 진짜 탐구로 인식됩니다. 그리고 이 흐름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학생은 스스로 사고하고 배우는 힘을 갖추게 됩니다.
서울대 총장 역시 2021학년도 입학생에게 첫 번째 당부로 ‘탐구를 즐기라’고 말했습니다. 대학은 ‘배우는 능력’이 아닌 ‘배워나가는 자세’를 중요하게 봅니다. 실제로 저는 세특과 자소서를 분석할 때, 단순한 활동 나열보다 ‘이 아이가 어떤 질문을 던졌는가’, ‘그 질문에 어떻게 접근했는가’를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학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어떤 질문을 했을 때, 그 호기심을 살려주는 겁니다. “왜 그런 생각을 했어?”, “다르게 생각해보면 어떨까?”라는 단순한 질문 하나가, 아이의 탐구력을 깨우는 시작점이 됩니다.
입시는 멘탈 싸움, 부모의 역할은 정서적 안전망 만들기
입시에서 가장 간과되지만 실제로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연 정서적 안정감입니다. 성적이 아무리 우수하고, 탐구력이 뛰어나더라도 멘탈이 무너지면 끝까지 완주하기 어렵습니다. 현장에서 수많은 사례를 보며 이 사실을 반복해서 확인됐습니다. 특히 안타까운 경우 중 상당수는, 학업 역량은 충분했지만 정서적으로 불안정해 중도에 무너진 학생들이었습니다. 이는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니라, 장기간 누적된 심리적 압박과 불안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 출발점은 많은 경우 부모와의 관계에서 형성됩니다. 아이가 시험 결과나 학습 과정에서 좌절을 경험할 때, 부모가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아이의 멘탈 회복 속도는 크게 달라집니다. “왜 이것밖에 못 했어?”, “다른 애들은 다 잘하는데”와 같은 비교와 평가 중심의 말은 아이의 자존감을 빠르게 약화시킵니다. 반면 “그럴 수 있지, 엄마도 그런 경험이 있었어”, “지금 힘든 게 당연해”와 같은 공감의 언어는 아이에게 심리적 안전감을 제공합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위로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아이가 다시 시도할 수 있는 힘을 갖게 하느냐, 아니면 스스로를 포기하게 만드느냐의 갈림길이 되기 때문입니다.
정서적 안정감은 학습 태도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위축된 아이는 질문을 던지지 않습니다. 틀릴까 봐, 평가받을까 봐, 실망시킬까 봐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멈춥니다. 반면 정서적으로 안전한 아이는 다릅니다.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를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자신의 생각을 확장하려는 시도를 반복합니다. 이는 곧 탐구력으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 학습 지속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됩니다. 저는 실제 평가 과정에서 이러한 차이가 학생부 전반에 그대로 드러나는 것을 수없이 확인했습니다.
입시는 단기간의 성과로 끝나는 경쟁이 아니라, 오랜 시간 버텨야 하는 과정입니다. 이때 부모의 역할은 정보 전달자나 학습 관리자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이가 언제든지 돌아와 쉴 수 있는 심리적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결과보다 과정을 존중하고, 성적보다 감정을 먼저 살피는 태도가 아이의 멘탈을 지켜줍니다. 그 울타리가 튼튼할수록 아이는 흔들려도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고, 결국 더 멀리, 더 오래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습니다.
아이의 입시를 위한 최고의 전략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닙니다. 성실한 태도, 질문하는 습관, 안정된 마음. 이 세 가지가 상위권 아이들의 공통점이자, 대학이 실제로 원하는 인재의 기준입니다.
오늘 밤, 아이에게 성적을 묻기 전에 이렇게 물어보세요.
“오늘 너를 웃게 만든 일은 뭐였어?”
그 질문 하나가 아이의 내일을 바꾸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